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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아침강직' 류마티스관절염 (2019.1.15)
2019/01/16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 박성환 서울성모병원 교수

추운 겨울에 증세가 더 심해지는 만성 염증성 전신질환 류마티스관절염은 오진이 많은 질환 중 하나다. 손·발 등 관절이 뻣뻣하고 통증이 느껴지는 등의 증상이 다른 관절염과 비슷하고, 폐·눈 등에서도 증상이 나타나는 등 전형적인 증상이 없어서다. 노인의 경우에는 퇴행성 관절염과 헷갈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보니 치료 시기를 놓쳐 관절이 변형되고 다른 장기까지 공격당해 합병증이 발생한다. 완치가 없는 불치의 병이기도 해 평생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박성환 교수(류마티스연구센터 소장)는 "정확한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박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은 엉뚱한 병으로 오인하기 쉬워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조기에 발견하면 발병 이전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또 "고혈압처럼 평생을 관리해야 하는 만큼 친구처럼 지낼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지난 10일 서울성모병원에서 박 교수를 만났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어떤 질환인가.
"인체 내 관절을 싸고 있는 얇은 막(활막)에 지속적인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전신질환이다. 몸 속 면역 이상으로 인해 외부에서 침입한 나쁜 균을 공격하는 백혈구가 인체 내 관절을 스스로 공격하며 생기게 된다.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관절의 손상과 변형이 생기고 관절 외의 다른 장기를 침범하기도 한다."

-주요 증상은.
"증상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는 아침에 일어나면 손·발 관절을 비롯한 여러 관절이 뻣뻣하게 굳는 '아침강직' 증상이 있다. 평소에도 관절이 붓고 아프거나, 손가락·발가락이 저리고 시리거나, 관절이 뜨겁게 닳아 오르는 열감을 느끼기도 한다. 관절 부위의 피부가 빨갛게 변하고 관절 부위를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퇴행성관절염 등 다른 관절염과 증상이 비슷하다. 특징적인 증상은.
"'아침강직'이 1시간 이상 지속된다는 점이다. 몸을 오랜 시간 움직이지 않으면서 염증 물질이 관절에 쌓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또 우리 몸의 생체시계가 새벽에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들을 많이 분비하기 때문에 아침에 관절염 증상이 심해지게 된다. 이로 인해 움직이기 시작하면 다시 관절이 부드러워지는 특징이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을 전신질환이라고 하는 이유는.
"'류마티스'라는 말은 '흐르다'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말로 나쁜 체액이 몸 속에 흐르면서 병이 생긴다는 뜻이다. 그래서 몸 속 여러 장기나 조직에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양한 폐합병증을 비롯해 눈 쪽으로는 피로를 잘 느끼거나 안구 건조증, 결막염, 각막염 등이 올 수도 있다. 혈관을 침범해서 혈관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골다공증의 위험도 더 크다. 일반적으로 65세 이상에서 골다공증 골절이 잘 발생한다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40대의 젊은 나이에도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류마티스관절염의 심혈관계질환 위험은 심혈관계질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질환인 당뇨보다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기 진단이 어려운 것으로 안다.
"실제로 오진을 하는 경우가 많다. 류마티스관절염을 다른 관절염이나 질병으로 오인해 엉뚱한 치료를 받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하고, 반대로 류마티스관절염이 아닌데 오진으로 인해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전신질환이어서 의외의 증상부터 올 수 있다. 관절 증상은 약하고, 감기나 피로감·호흡기 증상부터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워낙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류마티스 내과 전문의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류마티스관절염은 매우 빠르게 건강을 악화시킨다. 발병 1~2년 이내에 대부분의 관절 조직이 파괴되며, 관절은 한 번 손상 및 변형되면 회복이 어렵다. 따라서 병이 진행되지 않도록 조기에 진단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법은.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 목적은 관절 통증과 부종 완화, 혈액 염증 수치의 정상화, X선상 골·연골파괴 정지, 관절 기능의 보존으로 삶의 질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통증을 억제하는 통증 억제제와 항류마티스 약물을 통한 약물 치료와 재활 치료를 병행한다. 그러나 약물 치료에 효과가 없고, 관절 연골의 파괴로 인한 심한 변형, 관절 강직과 관절구축(관절 운동 제한) 등이 심하면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다."

-부작용은.
"관절염 약제는 드물지만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항류마티스 약제는 다양한 종류만큼이나 식욕감퇴·오심·구내염·일시적 간기능 이상·피부발진·복부통증·망막 병변·위장관 장애 등의 부작용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약 복용으로 인한 효과와 이득이 위험성보다 더 크기 때문에 임의로 약을 중단하면 안된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것은.
"류마티스인자가 양성이면 무조건 류마티스관절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류마티스인자는 자가항체의 일종으로 정상인의 약 5~10%에서 양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60세 이상에서는 류마티스인자 양성이 10~20%로 더 늘어난다. 임상적으로 류마티스인자가 있다고 해도 류마티스관절염 증세가 있을 때만 의미가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다른 질환이 있는지 따로 검사를 해보아야 한다."

-또 다른 오해는
"불치의 병으로 여겨 치료를 아예 하지 않으려 하거나 한 번 걸리면 절대 나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완벽하게 완치가 가능한 병은 아니지만, 증상의 진행을 저지할 수 있다. 약물 치료를 계속하는 동안 관절의 통증이나 부종이 거의 없고 관절의 파괴도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아서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충분히 가능한 상태를 '관해'라고 부르는데, 류마티스관절염 약물 치료의 1차 목표는 바로 여기에 있다. 관해 상태가 꾸준히 지속되면 질환이 잘 조절되고 있다고 표현하는데, 마치 고혈압 환자가 고혈압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심장이나 신장에 합병증이 없이 장수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은 암 환자보다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한다. 암은 완치 판정이라는 게 있지만, 류마티스관절염은 여생을 병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이다. 특히 환자들이 수면장애나 우울 증상을 많이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지 못한다.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이런 증상들이 개선돼야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도록 권하고 있다.
또 관절이 변형되는 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질환에 대한 고통을 공감하지 못할 때도 많다. 허리 디스크 같은 병은 앉지도 눕지도 못하고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 눈으로 바로 보이지만, 류마티스관절염은 그냥 조그마한 관절 부분이 부어 있는 정도로만 인식하기 쉽다. 하지만 전신 질환인 만큼 속으로 느끼는 고통을 훨씬 심할 수 있다."

-발병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예방법이 있나.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선천적인 가족력이나 유전자에 환경적 요인이 더해지면 발병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 그래서 환경적 요인이 되는 흡연·치주염·장내세균 변화 등에 주의하는 편이 좋다. 이를 위해 금연을 하면서 스케일링 등을 통한 치주염 관리, 균형 잡힌 식습관, 스트레스 관리 등을 하며 좋은 면역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권한다."

-20~30대의 젊은층에서도 걸리는데….
"류마티스관절염은 유전적인 감수성과 흡연이나 미세먼지, 치주염이나 장내세균의 변화와 같은 환경적인 요인들이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변화를 일으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어떤 연령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20~30대에서도 안심할 수는 없는 질환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에서 골드링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조기 진단 인식을 높이고 환자들에게 올바른 치료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캠페인이다. 예전엔 금이 치료제로 사용됐고 환자의 손 변형이 링(반지)을 끼는 손가락 관절에 제일 먼저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명칭을 만들었다. 골드링에는 '환자의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지켜주기 위해 온 힘을 다한다'는 약속도 담겨있다."

-환자나 가족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류마티스관절염은 완치는 어렵지만 환자·의사·가족이 함께 노력하면 관절염이 발생하기 이전의 삶을 유지할 수 있다. 현재 예전에 비해 염증 조절이나 관절 변형을 방지하는 좋은 치료제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 환자는 관절염증으로 인한 고통을 비롯, 만성질환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우울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족들의 격려가 필요하다. 주로 손가락과 손목 등 관절에 많이 침입하기 때문에 이 부위를 무리하게 사용하면 염증이 올 수 있어 설거지·세탁·요리 등 집안일에 있어서도 가족들이 힘을 합쳐 환자를 도와야 한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tbc.co.kr/사진=정시종 기자